일본 신생아 제대혈 한국 기업서 보관된다

메디포스트, 제대혈은행 분야 국내 최초 해외 시장 진출
혈액 의료 분야 선진국 상대로 국내 높은 기술력 입증 계기
“지진, 해일 등 재해 피해 한국에 보관하는 것이 안전” 집중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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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생아의 제대혈 (탯줄 속 혈액)이 오는 5월부터 우리나라 제대혈은행에 보관된다. 국내 제대혈 보관 1위 업체인 메디포스트(대표: 양윤선)는 2월 1일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일본 사노사(社)와 업무 제휴 협약식을 갖고, 일본에서 제대혈은행 사업을 시작한다고 2월 3일 밝혔다. 국내 제대혈은행이 해외 현지에서 영업,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대혈 은 신생아의 탯줄 속에 든 혈액으로 출산 시 채취해 냉동 보관했다가 향후 본인이나 부모, 형제 등이 난치병에 걸렸을 때 치료제로 사용하는데, 치료 효율(세포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출산 후 신속하게 가공, 보관해야 한다.

따라서 해외 현지에 별도의 제대혈은행을 설립하지 않는 한 운송 거리 상의 문제로 해외 진출이 쉽지 않고, 그나마 인근 국가들마저도 의료산업 특유의 각종 규제 등으로 인해 접근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에 메디포스트는 세계 최고 수준의 보관 기술력을 앞세워 일본에 진출함으로써, 그 동안 내수 산업으로만 여겨졌던 국내 제대혈 보관 업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와 관련,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는 “일본은 혈액내과 및 줄기세포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의료 수준을 갖추고 있어, 이번 일본 진출은 국내의 높은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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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우리나라보다 4년 빠른 1994년 첫 제대혈 이식을 실시한 이후 1999년부터 11개 제대혈은행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연간 제대혈 이식이 1천 건 이상 실시되고 있고, 조혈모세포 이식 중 제대혈 비율이 45%로, 10% 수준인 우리나라는 물론 프랑스(30%), 미국(20%)보다 높은 제대혈 선진국이다.

또한 메디포스트는 오는 5월부터 일본 내 영업을 시작해 내년에 4천 유닛(Unit), 2015년에는 연간 1만 유닛의 제대혈 보관 계약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1만 유닛은 국내 시장 점유율 40%를 기록하고 있는 메디포스트의 1년 제대혈 보관량의 절반에 이르는 높은 수치이나, 일본 내 신생아 수가 한국보다 2배 이상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현 가능할 것으로 양 사는 내다보고 있다.

메디포스트는 현재 국내 소비자들에게 15년 보관 기준으로 136만 원의 비용을 받고 있으나, 일본에서는 혈액 운송 비용과 현지 시세 등을 고려해 12년 보관 기준으로 220만 원 선의 가격을 책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메디포스트는 제대혈 내 세포생존율과 실제 이식 사례 등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관 기술력이 일본 업체들보다 높다는 것을 강조하고, 지진, 해일, 방사능 등 재해가 많은 일본보다 한국에 맡기는 것이 안전하다는 점을 집중 홍보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메디포스트와 사노사는 일본 내에서도 한국과 같은 ‘셀트리(Celltree) 제대혈은행’브랜드를 사용하게 된다.

이번에 계약을 맺은 일본 사노사는 혼슈 북부 아키타현에 위치한 의료 서비스 전문 기업으로 연구설비 설치, 의료기기 유통, 의약품 운송 등을 주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56년의 업력을 가지고 있다.